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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콜로라도 주립대 연구팀, 농가 직접 배양 '남조류 비료'가 고비용 어분 비료 대체 입증... 수확량·품질 대등하거나 우수, 기대 모았던 해조류 엽면 살포는 수확량 증대 효과 전무
등록날짜 [ 2025년11월25일 13시38분 ]
유기농 농업 현장에서 작물의 성장에 필수적인 질소(N)를 적절히 공급하는 것은 언제나 까다로운 난제다. 퇴비나 콩과 작물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미국의 많은 유기농 농가들은 생육 중기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하기 위해 즉각적인 효과가 있는 액체 비료, 특히 생선 부산물로 만든 어분 비료(Fish emulsion)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어분 비료는 구매 비용이 만만치 않을뿐더러, 생산 및 운송 과정에서 상당한 탄소 발자국을 남겨 친환경 농업의 취지와 상충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런 가운데 농장에서 직접 배양해 사용할 수 있는 '남조류 비료(Cyano-fertilizer)'가 기존의 고비용 어분 비료를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농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반면, 수확량 증대를 위해 관행적으로 사용되던 해조류 추출물의 엽면 살포는 실제 수확량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도 함께 밝혀졌다.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Colorado State University) 연구팀은 2014년과 2015년 두 해에 걸쳐 유기농 인증을 받은 시험 포장에서 당근(Daucus carota var. sativus)을 대상으로 남조류 비료와 어분 비료의 효능을 비교 분석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질소 고정 능력이 있는 남조류(Anabaena spp.)를 농장에서 직접 배양하여 만든 비료와 시중에서 판매되는 가수분해 및 비가수분해 어분 비료를 점적 관수 시스템을 통해 당근에 공급했다. 실험의 핵심 목표는 남조류 비료가 과연 기존의 비싼 어분 비료만큼 당근의 수확량과 품질을 보장할 수 있는지, 그리고 흔히 사용되는 해조류 추출물이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를 검증하는 것이었다.

연구 결과는 남조류 비료의 압승에 가까웠다. 2년 동안의 실험에서 남조류 비료를 처리한 구역의 당근 수확량은 어분 비료를 사용한 구역과 대등하거나 오히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4년에는 남조류 비료를 사용한 당근이 비료를 주지 않은 대조군은 물론, 다른 비료 처리군보다 평균 길이가 더 길게 자라는 등 품질 면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2015년 실험에서는 남조류 비료 생산 문제로 인해 권장량보다 적은 양의 질소만 투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분 비료 처리구와 대등한 수확량을 기록하며 적은 양으로도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는 잠재력을 입증했다. 이는 농가에서 저비용으로 직접 생산한 비료가 고가의 상업용 비료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당근 재배의 골칫거리인 뿌리 기형(Root deformities) 문제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결과가 도출되었다. 연구팀은 갈라짐, 혹(Knob) 발생, 발육 부진 등 다양한 기형 발생률을 조사했는데, 남조류 비료와 가수분해 어분 비료가 비료를 주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발육 부진 당근의 비율을 유의미하게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뿌리에 혹이 생기는 현상과 관련해, 연구진은 비료에 포함된 식물 호르몬인 '살리실산(Salicylic acid)'의 역할에 주목했다. 가수분해 어분 비료는 비가수분해 비료보다 살리실산 함량이 높았는데, 실제 실험에서도 가수분해 비료 처리구에서 혹 발생이 더 적었다. 살리실산은 식물이 병해충, 특히 뿌리혹선충에 저항성을 갖도록 돕는 물질로 알려져 있어, 비료의 성분이 병해충 방어 기제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살리실산 농도가 가장 높았던 남조류 비료에서 혹 감소 효과가 일관되게 나타나지 않은 점은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대목이다.

이번 연구에서 농민들에게 가장 충격적인 소식은 아마도 '해조류 추출물'의 배신일 것이다. 많은 유기농 자재 회사들이 해조류 추출물에 옥신, 사이토키닌 같은 식물 성장 호르몬이 들어있어 수확량을 늘려준다고 광고해왔다. 그러나 연구팀이 제조사의 권장량에 따라 해조류 추출물을 당근 잎에 뿌린 결과, 2년 모두 수확량에는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 2014년 비가수분해 어분 비료와 함께 사용했을 때 뿌리 혹 발생을 일부 줄여주는 효과가 관찰되긴 했으나, 전반적인 품질이나 수량 증대 효과는 없었다. 이는 "뿌리 작물인 당근에는 해조류 엽면 살포 효과가 미미하다"는 기존의 일부 회의적인 연구 결과들과 일치하는 것으로, 비싼 자재를 관행적으로 사용해온 농가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결론적으로 이번 연구는 '현장 배양 남조류 비료'가 유기농 당근 재배에 있어 경제적이고 환경친화적인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어분 비료는 제조 과정의 에너지 소모와 운송에 따른 탄소 배출 문제가 있지만, 남조류는 농장의 수로(Raceway) 등을 이용해 태양광과 물만 있으면 배양할 수 있어 탄소 발자국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연구를 주도한 윅햄(Wickham)과 데이비스(Davis)는 "남조류 비료는 어분 비료를 대체할 수 있는 실행 가능한 대안"이라고 결론지으며, 비싼 자재에 의존하기보다 농업 생태계 내에서 자원을 순환시키는 방식이 생산성과 지속 가능성을 모두 잡는 길임을 증명했다.



친환경투데이 정하준 기자 press@greenvers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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