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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을 갈지 않고도 옥수수 수확량 늘리는 비법... 유익균 '균근균'이 답
등록날짜 [ 2025년09월09일 13시42분 ]
새로운 연구 결과가 친환경 농업의 미래를 밝히고 있다. 미국 농무부와 로데일 연구소의 공동 연구진이 2년간 진행한 실험에서, 흙을 갈아엎지 않는 '무경운(reduced tillage)' 농법과 유익한 미생물인 '균근균(AMF, arbuscular mycorrhizal fungi)'을 함께 사용했을 때 옥수수 수확량과 영양 성분이 모두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의 관행 농법을 대체할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관행적으로 진행되는 '경운(full tillage)' 농법은 잡초를 제거하고 작물 잔여물을 토양에 섞어주는 데 효과적이지만, 잦고 강도 높은 경운은 토양 침식을 가속화하고 토양 건강을 해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토양 미생물 생태계, 그중에서도 식물 뿌리와 공생 관계를 맺어 영양분 흡수를 돕는 균근균의 존재를 크게 감소시킨다. 균근균은 식물 뿌리에서 양분을 공급받는 대신, 균사체를 토양 속으로 확장해 식물이 스스로 흡수하기 어려운 인(P)과 칼륨(K), 아연(Zn) 등의 영양분과 수분을 공급해준다. 이 공생 관계는 작물의 생산성을 높이고 품질을 향상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번 연구는 경운과 무경운 시스템에서 균근균 접종이 옥수수 수확량과 영양 성분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하기 위해 진행됐다. 연구진은 두 가지 경운 방식(경운, 무경운)과 네 가지 균근균 처리(대조군, 토착 균근균, 리조파거스 이레귤라리스, 퍼넬리포르미스 모세)를 조합한 실험을 설계했다. 실험 결과, 수확량 면에서는 경운 시스템이 무경운 시스템보다 신선한 옥수수 알갱이와 마른 알갱이 모두에서 유의미하게 높은 수확량을 보였다. 이는 경운이 토양 구조와 미생물 상호작용을 개선해 영양분 가용성을 높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영양 성분 분석에서는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균근균 접종, 특히 '리조파거스 이레귤라리스' 종을 사용했을 때 옥수수 알갱이의 인(P)과 칼륨(K) 농도가 크게 높아졌다. 또한, 리조파거스 이레귤라리스와 '퍼넬리포르미스 모세' 균근균은 비타민 B6와 비타민 C 함량도 증가시켰다. 특히 무경운 시스템에서 리조파거스 이레귤라리스를 접종한 옥수수는 비타민 C 농도가 경운 시스템의 같은 종 접종 옥수수보다 높게 나타났다. 무경운 시스템에서는 칼륨, 칼슘, 마그네슘, 망간, 아연, 붕소 등 다양한 미네랄 농도도 더 높았다. 이는 균근균이 무경운 시스템에서 더욱 효과적으로 영양분 흡수를 돕는다는 것을 시사한다.
 
아미노산 분석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가 나타났다. 리조파거스 이레귤라리스와 퍼넬리포르미스 모세 균근균을 접종한 옥수수에서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아스파르트산과 글리신 농도가 증가했다. 이는 균근균이 작물의 스트레스 저항성을 높이고 영양 성분을 개선하는 데 잠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이번 연구는 균근균이 식물에 직접적으로 영양분을 전달하는 것뿐만 아니라, 토양 미생물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간접적으로도 영양 성분 향상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줬다.
 
물론 이번 연구는 균근균 효과 평가에 내재된 복잡성도 드러냈다. 현장 조건에서는 이미 토양에 존재하는 토착 균근균 군집이 접종 효과를 가릴 수 있었다. 실험 결과, 접종하지 않은 대조군 옥수수 뿌리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균근균 군집이 관찰됐다. 이는 토착 균근균이 이미 기본적인 수준의 영양분 흡수와 수확량 향상에 기여하고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인(P) 성분이 풍부한 토양에서는 식물이 균근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때문에 그 효과가 덜 두드러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는 균근균 비료가 다양한 경운 방식 아래서도 옥수수의 영양 밀도를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무경운과 같은 친환경 농업 방식과 균근균 접종을 병행한다면, 토양 건강을 지키면서도 작물의 영양 가치를 높이는 '재생 유기농업(regenerative organic practices)'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는 '숨겨진 배고픔(hidden hunger)'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발견이다.
 
 
 
친환경투데이 정하준 기자 press@greenvers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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