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의 다양화가 환경과 사회에 동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11개국 2,655개 농장을 대상으로 24개의 연구를 종합 분석한 결과를 담고 있다. 연구진은 농업 다양화가 환경뿐만 아니라 생산량, 식량안보, 인간 복지 등 사회적 측면에서도 이점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과거 농업 다양화에 대한 연구는 주로 환경적 영향을 중심으로 진행됐지만, 이번 연구는 사회경제적 지표까지 포함해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 농업 다양화가 환경적·사회적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오히려 다양한 방식을 활용할수록 생물다양성과 식량안보 등의 긍정적 효과가 더욱 뚜렷해졌다. 특히, 농업 다양화가 수확량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존의 우려와 달리, 수확량에는 영향이 없었다.
연구 공동저자인 독일 호헨하임대학교 잉고 그라스 교수는 "농업 다양화가 생물다양성에는 긍정적이지만, 수확량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연구 결과, 유럽 대규모 농장을 포함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수확량 감소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농업 다양화 전략을 다섯 가지로 분류해 그 효과를 측정했다. 가축 포함 및 다양화(포유류, 조류, 벌, 어류 관리), 작물 순환 및 피복 작물 활용, 토양 보전 및 비옥도 관리(퇴비 사용), 비작물 식물 도입(꽃길, 울타리 식재), 수자원 보전(등고선 경작) 등이 그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단일 전략을 적용하는 것보다 두 개 이상의 전략을 결합할 때 더욱 강력한 긍정적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 책임자는 "농업 다양화의 부정적 효과는 거의 없으며, 두세 가지 이상의 전략을 함께 적용할수록 생물다양성과 식량안보에서 더 큰 이점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이점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농업 다양화 정책을 촉진할 수 있는 강력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의 클레어 크레멘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다양한 지역과 환경에서 농업 다양화의 실질적인 효과를 분석한 것이다. 정부와 기업이 농민들이 이러한 전략을 채택하도록 지원하면, 지속 가능한 농업과 지구 환경 보호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환경투데이 원정민 기자 press@greenverse.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