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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연구진, 재배 방식 따른 강낭콩 영양 성분 정밀 분석... 유기농이 단백질 14%·페놀 화합물 26% 더 높고 철분·아연 풍부해, 관행 농법은 필수지방산 많고 ‘가스 유발’ 성분 적은 장점 확인
등록날짜 [ 2026년01월29일 16시55분 ]
마트 진열대 앞에서 소비자는 늘 고민에 빠진다. 유기농 농산물이 일반 농산물보다 비싼 만큼 영양학적으로도 더 우수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특히 ‘밭에서 나는 소고기’로 불리는 콩의 경우 그 선택의 기준은 더욱 까다롭다. 최근 유기농 농법과 관행 농법으로 재배된 강낭콩의 영양 성분을 정밀 비교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소비자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유기농 콩이 단백질과 미네랄 함량 면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했지만, 소화 편의성과 지방산 구성에서는 관행 농법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의외의 결과가 도출되었다.

스페인 세리다(SERIDA) 농식품 연구개발 서비스 센터의 로베르토 로드리게스 마드레라(Roberto Rodríguez Madrera) 박사 연구팀은 ‘지속 가능한 식품 시스템 프론티어(Frontiers in Sustainable Food Systems)’ 저널을 통해 재배 방식이 강낭콩의 영양 및 기능적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스페인 북부 아스투리아스 지방의 대표적인 강낭콩 품종인 ‘파바다(Fabada)’ 시장 등급에 속하는 재래종(A25)과 이를 개량한 엘리트 품종(A4804)을 대상으로 유기농과 관행 농법 환경에서 각각 재배하여 그 성분을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건강한 식재료’로서의 명성답게 유기농 콩의 영양학적 지표는 대부분의 항목에서 관행 농법 콩을 앞섰다. 가장 눈에 띄는 차이는 단백질 함량이었다. 유기농 방식으로 재배된 콩은 관행 농법 콩에 비해 단백질 함량이 평균 14%나 더 높게 나타났다. 또한 콩을 불리고 조리할 때 수분 흡수를 돕고 식감을 부드럽게 만드는 회분(Ash) 함량 역시 유기농 콩에서 9% 이상 높게 측정되었다.

현대인의 건강에 필수적인 미네랄과 항산화 성분에서도 유기농의 완승이었다. 연구에 따르면 유기농 콩은 철분(Fe)과 아연(Zn) 같은 핵심 미량 원소를 관행 농법 콩보다 훨씬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었다. 철분과 아연 결핍이 전 세계적인 영양 불균형 문제로 지적되는 상황에서 이는 유기농 콩의 중요한 영양학적 가치를 증명한다. 더불어 항산화 작용을 통해 당뇨, 비만, 염증 억제에 도움을 주는 페놀 화합물의 총 함량 역시 유기농 콩이 관행 농법보다 26.6%나 높았다. 연구팀은 유기농 재배 환경에서 식물이 받는 스트레스나 토양 내 미생물 활동이 2차 대사산물인 페놀 화합물의 합성을 촉진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실제 항산화 능력을 측정하는 DPPH 라디칼 소거 활성 실험에서도 유기농 콩 추출물이 관행 농법보다 70%나 높은 활성도를 보였다.

하지만 모든 면에서 유기농이 완벽한 것은 아니었다. 콩을 먹었을 때 속이 더부룩하거나 가스가 차는 현상을 유발하는 성분은 오히려 유기농 콩에 더 많았다. 연구팀은 콩의 대표적인 ‘항영양소(Anti-nutrients)’인 피트산(Phytic acid)과 라피노스 올리고당(Raffinose oligosaccharides) 함량을 분석했다. 피트산은 미네랄의 체내 흡수를 방해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으며, 라피노스는 사람의 소화 효소로 분해되지 않아 장내에서 발효되며 가스를 유발한다. 분석 결과, 유기농 콩은 관행 농법 콩에 비해 피트산 함량이 높았으며, 가스를 유발하는 라피노스 계열 당류의 함량 또한 28~47%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영양 성분은 풍부하지만 소화기가 예민한 사람에게는 유기농 콩이 오히려 속 불편함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지방산 구성에 있어서도 관행 농법이 의외의 장점을 보였다. 전체적인 지방 함량은 낮았지만, 관행 농법으로 재배된 콩은 우리 몸에 유익한 다가불포화지방산(PUFA)의 비율이 유기농보다 높았다. 특히 필수 지방산인 리놀레산(오메가-6)과 리놀렌산(오메가-3)의 합성이 관행 농법 환경에서 더 활발하게 일어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이는 식물 내 지방산 불포화 효소의 활성도가 재배 환경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편 이번 연구는 품종 개량이 영양 성분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확인했다. 실험에 사용된 엘리트 품종(A4804)은 병해충 저항성을 높이기 위해 재래종(A25)을 개량한 것이지만, 영양학적 특성은 모체인 재래종과 거의 유사하게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품종 개량이 유전적 특성을 변화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콩의 영양 성분을 결정짓는 데에는 유전적 요인보다 재배 방식(유기농 대 관행)이라는 환경적 요인이 더 큰 변수로 작용했음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이번 연구는 "유기농이 무조건 더 좋다"는 단순한 이분법을 넘어선다. 단백질 섭취와 항산화 효과, 미네랄 보충이 주목적이라면 유기농 콩이 합리적인 투자가 될 수 있다. 반면, 평소 콩 섭취 후 복부 팽만감을 심하게 느끼거나 필수 지방산 섭취를 중요시한다면 관행 농법으로 재배된 콩이 더 나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연구팀은 "강낭콩의 영양 및 기능적 가치는 재배 시스템에 크게 의존한다"고 강조하며, "적절한 재배 관리 방식을 통해 식품으로서의 가치를 최적화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소비자는 이제 자신의 건강 상태와 필요에 맞춰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기준을 얻게 되었다.



친환경투데이 정하준 기자 press@greenvers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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