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재료공학부 강승균 교수팀이 입고 버리면 자연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생분해성 전자섬유를 개발했다. 텅스텐 입자와 생분해성 고분자 PBAT를 결합해 약 2500S/m의 높은 전기 전도도를 구현하고, 유연·방수 코팅으로 20회 세탁 및 5000회 굽힘에도 안정적 성능을 유지하는 내구성을 확보했다.
왼쪽부터 김용우 학생, 김경섭 박사, 배재영 박사, 강승균 교수
연구진은 건습식 방사 공정을 적용해 10m 이상의 연속 생산이 가능한 고전도성 복합 잉크 기반 섬유를 제조했다. 이후 PBTPA 코팅층을 입혀 38% 이상의 신율을 달성함으로써 전자소자용 섬유로서 기계적 요구 조건을 충족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섬유로 만든 체온 센서, 근전도 전극, 무선 전력 수신 코일을 의류 형태로 제작해 실제 착용 가능한 전자의류 플랫폼도 선보였다.
생분해성 시험 결과 효소가 포함된 PBS 용액과 일반 토양 환경 모두에서 수개월 내에 구조가 분해되고 유해 잔여물을 남기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플라스틱·금속·회로·배터리 등 복잡한 소재로 구성돼 재활용이 어려웠던 기존 전자섬유의 한계를 극복하고, 사용 후 자연으로 되돌아가는 지속가능한 일회용 전자소자 가능성을 제시했다.
의류 산업에서 연간 약 9200만 톤의 폐기물이 발생하고, 웨어러블 기기 수요 증가로 전자 폐기물 문제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본 기술은 획기적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스마트 유니폼, 생체신호 모니터링 패치, 일회용 진단 키트, 군·소방용 전자섬유 등 다양한 분야로 활용 범위가 확장될 수 있으며, 향후 반도체·메모리 기능 통합이나 온디맨드 분해 기술로 발전 가능성도 크다.
강승균 교수는 “생분해성 소재와 섬유 공정을 결합해 전자소자의 지속가능성과 활용 가능성을 동시에 높였다”고 평가했다. 배재영 박사는 “생체 밀착성과 자연 분해성을 가진 본 기술이 지속가능한 웨어러블 기기의 핵심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7월 8일 국제 학술지 npj Flexible Electronics에 게재됐다.
친환경투데이 정하준 기자 press@greenverse.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