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국회박물관에서 7월 2일 열린 ‘플라스틱 오염 종식과 탄소중립을 위한 국제 국회포럼’은 플라스틱 감축 협상이 지지부진한 국제 무대에 실용적 대안을 제시한 자리였다. 국회부의장 이학영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저영향개발협회가 주관한 이번 포럼에는 노르웨이·프랑스·케냐·아제르바이잔 등 여러 대사관 관계자와 국내외 학계·산업계 전문가 200여 명이 참석했다.
포럼 모습
행사 시작과 함께 이언주 의원은 “탄소중립과 플라스틱 감축은 산업 전반의 구조 혁신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한국이 보유한 재활용·저탄소 기술로 글로벌 표준을 선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노르웨이 대사관 안네 카리 한센 오빈 대사는 “플라스틱 조약 협상은 인류 미래를 좌우할 전환점”이라며 협력 의지를 밝혔다.
발표 세션에서 한국저영향개발협회 최경영 협회장은 세척·분류 공정 없이 폐플라스틱을 100% 재자원화하는 자사 기술을 공개했다. 이 공정은 기존 물세척과 화학처리를 생략해 비용과 에너지 소비를 크게 줄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 협회장은 “오염원으로 취급되던 폐플라스틱을 순환경제 자원으로 바꾸면 생산 감축에 소극적인 산유국도 부담 없이 협상에 동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각국 사례도 공유됐다. 프랑스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규제로 260만 톤의 탄소를 감축하겠다고 발표했고, 케냐는 일찌감치 비닐봉투 사용을 금지하며 순환경제 모델을 확립한 경험을 소개했다. 산유국 아제르바이잔은 재활용 시스템 구축과 탄소중립 전환을 병행 중이라고 밝혔다.
전하진 SDX재단 이사장은 ‘조각탄소감축체계(MCI)’를 통해 폐플라스틱을 지역 순환경제 자원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설명했다. 서울대 강현구 교수는 폐플라스틱을 ‘제5의 건설 자재’로 제안하며 건설 분야 탄소 감축 효과를 구체적으로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포럼 참석자들은 분리·세척 없는 재활용 공정이 생산 감축에 소극적인 국가에도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국제 협상이 교착 상태인 상황에서 한국 기술이 ‘합의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왔다.
행사 말미, 주최 측은 한국이 제시한 전주기 재자원화 모델이 차기 플라스틱 협약 논의의 실행 기반이 되도록 국제 공동 연구와 시범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기술과 정책이 맞물릴 때 플라스틱 오염 종식과 탄소중립이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며 협력 의지를 재확인했다.
친환경투데이 정하준 기자 press@greenverse.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