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은 유기농경지에 인산이 집적된 경우, 풋거름작물을 심어 토양 속 쌓인 인산을 재이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풋거름작물은 일반적으로 가을에 파종해 이듬해 농작물 재배 전 갈아엎어 거름으로 사용하는데, 작물에 양분과 유기물을 공급하고 토양 물리성을 개선하는 등 여러 장점이 있다.
작물에 양분을 공급하기 위해 토양에 투입된 인산은 약 10%만 작물에 이용되고 대부분은 이용되기 어려운 형태로 고정돼 토양에 쌓이기 때문에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인산이 토양에 쌓이면 작물의 양분 불균형을 유발할 수 있고, 주변 하천으로 유입되면 부영양화의 원인이 돼 수질오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
국내에서는 토양에 쌓여 이용되지 않은 인산의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자재로 구연산, 킬레이트제 등이 활용되고 있으나 유기농경지에서는 적용하기 어려워 유기농경지에서 활용 가능한 인산 관리 방법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번 연구 결과, 유기농경지에서 풋거름작물로 헤어리베치를 심는 것만으로도 쌓여 있는 인산을 작물이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풋거름작물로 보리, 헤어리베치, 보리-헤어리베치를 혼합해 재배한 결과, 이용 가능한 수용성인산 함량이 헤어리베치 처리에서 156∼180 mg/kg으로 풋거름작물을 심지 않은 경우(119∼139)나 보리(122∼124)만을 심었을 때보다 최대 48% 증가했다.
또한 식물이 활용하기 어려운 유기태인산은 이용하기 쉬운 무기태인산으로 바꿔주는 인산가용화효소 활성이 헤어리베치를 재배한 곳에서 약 20% 증가했다.
그러나 헤어리베치를 단독으로 재배할 경우, 월동률 저하 등으로 안정적인 생체량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보리를 함께 재배하는 것이 좋다. 또한 헤어리베치의 입모율 향상을 위해 10월 초순까지 파종하는 것이 좋다.
이 경우 풋거름작물의 안정적인 생체량 확보도 가능하고 풋거름작물 체내에 흡수됐던 인산을 다시 토양으로 공급해 이후에 심는 작물의 인산 이용률도 높아진다.
농촌진흥청 유기농업과 고병구 과장은 "농경지에 인산이 집적돼 있을 때 추가적으로 자재를 사용하지 않고 풋거름작물만으로 인산이용률을 개선할 수 있어 유기농가의 작물 양분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며, "관련 연구 결과를 시군 농업기술센터와 공유해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친환경투데이 원정민기자 press@gflab.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