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금류에 발생하는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를 뜻하는 AI는 국내에서 2003년부터 2011년까지 1~2년 주기로 발생했다. 2014년에 재발된 AI는 정부에서 약 2,381억 원의 재정을 투입할 정도로 악화된 후 매년 발병하기 시작했다. 특히 겨울과 봄에 한정됐던 발병 시기가 여름까지 확장되며 AI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AI로 인한 산란계 폐사로 계란 생산량이 감소되며 수급량이 적어지는 등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올가의 사례는 눈길을 끈다. 올가에서 관리하고 계란을 납품하는 농장은 충북 단양, 경기도 평택과 용인 등 총 3곳으로 2008년부터 현재까지 AI에 감염된 사례가 없었다.
올가 측은 AI 발병률 0%의 비결로 농림축산식품부의 동물복지 인증뿐만 아니라 올가에서 자체 수립한 동물복지제도 인증까지 거쳐야 하는 엄격한 관리기준을 꼽고 있다.
올가는 2007년 국내 최초로 동물복지제도를 시행하였는데 이는 2012년 구축된 정부 제도보다 6년 먼저 시작한 셈이다. 올가가 수립한 동물복지 5대 원칙은 ▲배고픔과 갈증으로부터의 자유 ▲불편함으로부터의 자유 ▲고통, 상처 및 질병으로부터의 자유 ▲정상적인 활동을 할 자유 ▲공포와 스트레스로부터의 자유 등이다.
사진 : 올가홀푸드
비좁은 아파트형 케이지에 갇혀 움직이지 못하는 닭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로 다른 닭들을 부리고 공격하거나 깃털 빠짐, 피부 염증, 골다공증, 영양실조 등에 질병에 시달린다. 반면 올가의 동물복지 농장에서 자라는 산란계들은 햇빛과 바람이 잘 통하도록 설계된 평사(바닥에 만든 닭장)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자라는 것이 특징이다.
올가는 정기적으로 농장들이 동물복지 5대 원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또 올가 관리 농가들은 정부의 동물복지인증을 필수적으로 받아야 한다. 인증은 농림축산검역본부와 지자체 동물보호과에서 직접 농가를 방문해 100여 가지의 검사를 시행하고 80점 이상을 받아야 획득할 수 있다.
현재 '올가 자유방목 동물복지 유정란', '올가맘 동물복지 농장에서 새싹보리로 키운 유정란'을 납품하는 충북 '알푸드 농장'의 경우 산란계가 본능에 따라 활동하는데 가장 이상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먹이, 물, 온도, 조명은 물론 닭장 면적(1㎡당 9마리 이하)과 닭이 잘 때 올라가 앉을 수 있는 횃대(1마리당 15cm 이상)설치 등 다양한 조건을 맞췄다.
알푸드 농장 관계자는 "기존 케이지 농장에 대비해 산란율이 60~70% 낮지만 항생제, 산란촉진제, 착색제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자연에서 자라는 것과 유사한 환경으로 산란계를 키우고 있다"라고 하면서, "닭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니 노계도 산란율이 높을 정도로 건강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경기 용인지역 해동농장 역시 정부의 동물복지 기준과 올가 동물복지제도를 함께 지키고 있다. 산란계를 위해 깔짚과 목욕용 모래를 넉넉히 채우고 자유롭게 방목하며 암수 최적의 비율인 15:1을 유지하는 등 깐깐한 조건을 준수하고 있다. 이 농장에서 생산된 '올가 동물복지인증 유정란으로 만든 구운 계란'은 구운 계란 중 최초로 HACCP, 무항생제 인증, 국가 동물복지 인증을 모두 받았다. 올해 7월에는 '2017 올해의 녹색상품' 식품 부문과 '소비자가 뽑은 인기상'에 동시 선정되기도 했다.
올가홀푸드 관계자는 "동물복지제도를 적극 도입한 덕분에 건강한 닭이 질 좋은 계란을 낳는 선순환 체계를 마련했다"라고 하면서, "동물의 행복과 안녕이 사람에게도 직결된다는 생각으로 앞으로도 동물복지를 접목한 제품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 친환경투데이 장길종 기자 master@ef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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