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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생산자 함께 하는 운동사업모델, 남아공에도 도입하고 싶어
등록날짜 [ 2015년10월08일 16시23분 ]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그린로드 Green Road 운영진 4명과 국제유기농업운동연맹 IFOAM 아카데미 담당자 1인이 지난 9월 23일부터 25일까지 2박 3일간 한살림을 방문 견학했습니다. Green Road는 유기농업 뿐 아니라 생명역동농법 (*생명역동농법: 독일의 인지학자 루돌프 슈타이너가 창시한 농법으로 태양과 달을 포함한 각종 별들의 운행에 따른 농사력에 따라 농사 계획을 세우며, 식물의 생장은 달과 행성(우주)과 식물의 총체적 관계에 의해 결정된다고 믿음)으로 농사를 짓고 공급하고 있는 단체로,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보다 지속가능한 관계를 모색하기 위한 해외견학조사차 유럽연합의 지원금을 받아 한살림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그린로드는 한살림연합 사무실을 들러 한살림운동의 사업활동에 대한 개괄적 이해를 하는 것으로 견학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지구 반대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온 그린로드는 안전한 먹을거리 공급 외에도 식량자급 향상과 함께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간의 관계적 가치를 강조해 온 한살림의 생산-물류-소비의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며 한살림의 구조와 운동을 자연스럽게 배웠습니다.

한살림연합 사무실 방문 후, 괴산 지역으로 내려가 한살림우리씨앗농장을 둘러 보았습니다. 식량자급에 기여할 뿐 아니라 초국적기업에 휘둘리지 않는 우리씨앗으로 종자주권을 지켜내고자 하는 우리씨앗농장 역시 한살림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출자해 만든 것으로, 소비자 조합원들이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있습니다. 뒤이어 방문한 한살림축산식품의 TMR 사료공장은 괴산지역 생산자들이 스스로 출자해 직접 설립한 곳으로, 지역의 농업부산물을 활용해 사료의 해외 의존도를 줄이고 국산 사료자급률을 높이는 지역자원순환농업의 고리입니다. 이후 TMR 사료공장에서 생산된 사료를 급여하는 한우축사를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축사 옆에는 축사의 축분만을 퇴비로 사용하는 논에 수확을 앞둔 벼가 빼곡한 낟알을 늘어트리고 있었습니다. 그린로드 참가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쌀을 먹지만 쌀 전량을 해외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논과 벼를 직접 보는 것은 매우 신기한 경험”이라며 식량주권의 중요성과 이를 돕는 한살림의 자원순환농업의 노력이 대단하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둘째날에는 괴산에 위치한 흙살림을 방문해 한국 토종종자 연구 현황과 흙살림 꾸러미사업 설명을 듣고 안성에 위치한 한살림물류센터를 방문했습니다. 현재 53만 세대 한살림 조합원이 매일매일 건강한 밥상을 차릴 수 있도록 안전하고 신속하게 먹을거리를 전달하는 물류센터는 그 효율적인 물류체계뿐 아니라, 햇빛발전협동조합의 태양광 패널, 병재사용 시설 등 자원활용의 노력이 배어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셋째날에는 한살림 조합원 활동을 보기위해 한살림서울생협에서 운영하는 한살림요리학교 떡만들기 교실에 참가했습니다. 요리를 통해 조합원간 교류를 도모할 뿐 아니라 내가 먹는 음식을 직접 만들며 음식의 소중함을 깨닫고 한살림 물품의 특징까지 알 수 있는 한살림 요리학교는 그린로드 연수단에게도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마침 추석을 앞두고 만든 송편과 백설기를 만들고 먹은 뒤, 그린로드 연수단은 “송편은 처음 먹어보는 식감이라 조금 낯설지만, 백설기는 매우 맛있다”며 요리를 통해 물품과 더욱 친해지고 더 많은 이용으로 자연스레 이어지는 요리학교가 인상깊다고 평하였습니다. 이어서 방문한 곳은 아현매장으로 매장에서는 한살림 조합원이 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조합원가입교육을 직접 받았습니다. 이후 한살림서울생협 중서지부 활동팀장님, 지부장님 등과의 간담회를 통해 지속가능한 생산의 든든한 기반이 되어주는 소비자를 어떻게 조직하고 모아냈는지 지난 경험과 동력, 조합원 활동 구조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아이에게 건강한 음식을 먹이고 싶다는 소박한 마음에서 출발해, 내 아이뿐 아니라 우리 마을, 그리고 온 자연과 우주가 모두 건강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살림 물품을 이용하는 조합원들은 물품 이용외에 다양한 모임활동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린로드 연수단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자발적 모임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며 “협동조합으로서 조합원 의견을 모두 반영하기 위해 민주적 절차를 갖추고 있는 점 역시이 부럽다”고 한살림 조합원활동을 평했습니다.

또한 “한살림을 보면, 물품사업을 하고 있음에도 사업체로서만 기능하는 것이 아닌 사회 운동 같다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더 많은 유기농업과 생명역동농법의 확산을 위해 어떻게 운동의 첫 발을 떼야 할지 고민이 된다”고 마지막 소감을 밝히기도 하였습니다.

1970년대, 급격한 경제성장과 시장개방으로 인한 산업화와 도시화 등으로 농업기반의 붕괴와 공동체 해체를 겪어야 했던 한국 사회에 한살림은 ‘모든 것을 살려낸다’는 뜻을 품고 1986년 첫 문을 열고, 친환경 유기농산물을 통한 소비자와 생산자 간 직거래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하는 새로운 협동조합 운동을 지속해 왔습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일구는 친환경 유기농업 운동은 한국의 한살림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 영감을 불어넣고 그 싹을 틔우길 바라봅니다.





  • 친환경투데이 이예은 기자 yeeun@ef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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