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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21년03월30일 20시27분 ]
우리나라에서 다양한 직업이 존재한다. 그중에 가업을 이어받아 살아가는 가구는 많지 않다. 하물며 그 일이 농업이라면 어떨까?

친환경투데이 위대한농부 취재팀은 3대에 걸쳐 충남 아산에서 국내 최대 유기농 배를 재배하고 있는 농가가 있다는 제보를 듣고 충남 아산시 둔포면에 위치한 ‘주원농원’의 3대 대표인 김후주 농부를 찾아가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주원농원 3대 대표농부 김후주 농부

대를 이어가면서 시작된 유기농 배 재배

주원농원은 3대로 이어가고 있는 농장이다. 주원농원은 1대 대표농부인 김주원 농부의 이름을 따서 주원농원으로 명칭하고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주원농원이 지금은 국내 최대 유기농 배 재배지로 유명하지만 처음부터 유기농으로 농사를 지은 건 아니었다.

처음에는 관행농법으로 복숭아, 사과와 축사로 주원농원을 운영하였다가 1958년에 배과수원으로 재배품목을 변경하였다. 그 후에 1987년에 2대 대표농부인 김경석 농부가 서울에서 사업을 내려놓고 고향으로 내려와 주원농원을 물려받으면서 친환경농법으로 배 농장을 운영하기 시작하였다. 그 때 당시에는 유기농이라는 개념이 없던 시대였다. 

2대 대표농부 김경석 농부는 처음부터 친환경 농법에 관심이 많았고 유기농 재배로 주원농원을 운영하길 원했다. 하지만 1대 대표농부이신 아버지와의 의견 마찰로 인해 바로 시행할 수 없었고 세월에 지나 아버지께서 소천하시면서 천천히 유기농 배 재배를 위해 준비하였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주원농원 전경
주원농원은 2003년부터 유기농법을 도입하고 인증기간을 거쳐 2006년에 유기농 인증을 받았다. 하지만 처음부터 유기농 인증을 취득하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그 당시 과수를 자연농법으로 재배하는 농가는 있었지만 유기농으로 재배하는 농가는 없었다. 그래서 주원농원 김경석 농부는 유기농 인증을 받기 위해 해당서류를 작성해서 담당공무원에게 찾아갔다. 하지만 그 당시 과수에 대한 유기농 인증 선례가 없었던 시절이여서 인증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그리고 담당 공무원도 그 당시 연구결과로 비춰볼 때 배나 사과는 유기농으로 재배가 불가능한 품목이라며 선뜻 유기인증을 내주기가 어렵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김경석 농부는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직접 미국으로 넘어가 미국 농림부에 유기농 인증을 신청해서 당당하게 유기농 인증을 받았다. 이 후 미국 농림부의 유기농 인증을 바탕으로 국내로 돌아와 유기농 재신청을 하였고 전환기를 거쳐 유기농 배 인증을 받은 1호 농가 중 하나가 되었다.
대한민국 1호 유기농 배 인증 주원농원
김경석 농부가 유기농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환경과 토양을 살리자는 거시적인 동기가 아니었다. 관행농의 최대 피해자는 직접 재배하고 농산물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농부임을 깨닫고 건강을 위해 유기농법으로 배 농사를 시작하였고 농약이 존재하지 않았던 시절 옛날 선조들도 배 농사를 지어왔음을 깨닫고 유기농 배 농사의 가능성을 내다보고 시작하였다.
농약이 비산되지 않도록 힘쓰고 있는 주원농원

유기농 배 재배를 위한 끊임없는 노력

김경석 농부는 관행농이지만 배 농사를 잘 짓는 농가들이나 배농사로 유명한 농부들을 찾아다니면서 유기농 배 농사에 대한 재배 기술을 습득하고 향상시켰다. 동시에 병충해에 대해서도 공부하였다. 그 이후 단국대학원 농대에 입학하며 공부하는 등 지속적으로 지식을 습득해 나아갔다. 한편으로는 정부에서 유기농을 육성하고 지원하겠다고 하면서 정작 국내 대학에서 유기농에 관련된 전공이 없음을 안타까워했다.

그 후 독일, 캐나다, 일본, 중국 등 해외 농업 선진국들을 몇 개월씩 방문하면서 유기농에 대한 공부를 계속하였고 나라별로 유기농으로 재배하는 농가를 방문해 유기농 재배에 관한 기술을 습득하며 주원농원만의 유기농 배 재배기술을 발전시켰다. 이러한 경험과 지식 습득을 통해 현재 주원농원은 자가 퇴비를 100% 만들어 사용하고 있으며 시마모토 농법인 우드칩, 계분, 쌀겨, 미생물을 활용하여 자체 생산해 사용하고 있다.
주원농원의 유기농 배 수확물 모습
처음부터 유기농 배 재배가 잘 된 것은 아니었다. 유기농법을 도입하자마자 첫해 봄에는 꽃이 피고 꽃눈이 나와야 하는데 꽃이 피자마자 다 떨어지고 낙엽지는 등 배 나무가 시들어졌다. 그 이후 몇 년은 배 수확이 거의 없었을 정도로 심각했다. 하지만 김경석 대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 유기농으로 재배한 결과 시간이 지나면서 수확량이 점점 증가하기 시작하였다.


주원농원 3대 대표농부 김후주 농부

현재 주원농원은 3대 대표농부인 김후주 농부가 2대 대표농부인 아버지 김경석 농부의 뜻을 받아들여 후계농으로 운영되고 있다. 김후주 농부는 서울에서 서양철학으로 전공으로 대학원까지 공부를 마쳤다. 그 다음 박사로 공부를 계속할지 해외로 유학을 갈지에 대한 고민 중에 아버지 김경석 농부의 권유로 주원농원의 3대 대표농부가 되었다. 어릴적부터 과수원 일을 봐왔고 해왔었기 때문에 일이 낯설거나 어렵다고 느끼지 않았고 이를 바탕으로 주원농원 운영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여 주원농원으로 돌아왔다.
작년부터 주원농원을 직접 운영하는 김후주 농부
김후주 농부는 처음부터 주원농원의 운영이 쉽지는 않았다. 도시생활과 농촌생활의 차이로 인해 의견차이가 생겼고 농사재배를 잘하기 위한 활동에도 아버지 김경석 농부와 의견 충돌이 있었다.

하지만 청년농업인연합회를 통해 시작된 광화문대로에서의 직거래장터, 동대문 DDP에서의 청년장터에 참여하였고 이러한 활동들이 주원농원 홍보로 이어져서 처음에 반대했던 김경석 농부는 현재 김후주 농부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었다.
직거래 장터에서 유기농 배를 판매하는 모습
그리고 김후주 농부는 청년농업인연합회의 정책연구소에서 소장을 맡아 국회와 정부에서 만든 농업정책포럼에도 활동하고 있다.
농업정책포럼에서 활동하는 김후주 농부(오른쪽 아래에서 두 번째)

주원농원만의 유기농 배 재배법

다른 유기농 농가들은 제초작업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주원농원은 해외 선도농가의 재배기술과 연구결과를 토대로 지식을 습득한 결과, 제초작업에 대해 초지를 잘 성장시키는 농법으로 유기농 배나무에 좋은 잡초와 해로운 잡초를 구분하여 제초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현재 40가지의 잡초가 배나무와 함께 자라고 있다.

이렇게 제초작업을 하는 이유는 잡초가 천적의 서식지가 되어 해충에 의한 직접적인 과수피해를 방지해주기 때문이다. 배나무의 해충 중에는 과수보다는 풀을 더 좋아하는 해충들이 있기 때문에 두꺼운 배나무 잎보다는 연한 잡초로 해충들이 이동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잡초는 배에 피해를 입히는 해충들의 천적들이 서식할 수 있는 장소가 된다. 그리고 잡초들의 실뿌리들이 단단한 토양에 균열을 일으키면서 토양 속 공기나 영양분들을 순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대신 배나무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소리쟁이나 환상덩굴 같은 잡초들은 수작업으로 꼭 제초작업을 한다.


국내 최대 생산 유기농 배 농가 주원농원의 장·단점

주원농원의 장점은 국내 최대 규모의 배 농가이다. 이렇게 규모가 크다보니 시설을 자동화시켜 효율성을 키울 수 있었다. 그리고 많은 생산량을 확보할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 다양하고 꾸준하게 유기농작물을 제공할 수 있다.
유기농 과수의 장·단점에 대해 설명하는 김후주 농부
또한 급식이나 대량으로 원하는 거래처에도 당당한 조건으로 거래할 수 있다. 하지만 규모가 큰 만큼 단점도 존재한다. 국내 최대 규모이기 때문에 농사일이 너무 많고 몸을 사용해야 하는 일도 많다. 그리고 해충 박멸을 위해 유기자재를 사용하려고 해도 비용문제 때문에 직접 수작업으로 해야 하는 일이 발생한다.


원농원의 유기농 배

현재 주원농원에는 다양한 종류의 유기농 배들이 생산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에서 대중화된 신고배가 유명하다. 하지만 신고배는 병충해에 취약한 단점이 있다. 이러한 이유를 바탕으로 유기농 배 재배를 하면서 한 가지 종류만 하기에는 위험부담이 있음을 느끼고 소비자들의 리즈도 분석하여 유기농 배의 종류를 다양화시켰다. 그리고 배의 품종개량을 위한 연구를 위해 시험농장으로 주원농원이 활용되고 있다.


가공식품을 개발하여 판로개척에 성공한 주원농원

유기농 배를 재배하면서 초기에는 수확량이 적었기 때문에 판로개척이 힘들었다. 그래서 돌파구를 고민하다가 유기농 배를 수확할 때부터 중탕기를 이용하여 배즙을 가공품으로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하였다.
가공식품을 위한 제조시설
주원농원 유기농배즙(왼쪽), 주원농원 유기농배즙 플러스(오른쪽)
그 이후 가공시설을 늘렸고 현재까지 유기가공 인증을 마쳤으며 올해는 HACCP 인증까지 받을 예정이다. 그리고 유기농 배의 수확량이 안정되면서 한살림과 계약재배로 50톤 정도 납품하고 있고 올해는 서울 내 학교 친환경 급식으로도 거래가 성사되어 납품하고 있다.


최고의 유기농 배를 수확하는 기쁨

김후주 농부가 대학원을 졸업하고 주원농원으로 돌아와 유기농 배 재배를 통해 기억남는 일은 2017년에 주도적으로 주원농원을 운영한 것이라고 한다. 아버지 김경석 농부와 함께 재배하며 더 꼼꼼하게 유기농 배를 재배할 수 있었지만 김후주 농부가 주도적으로 주원농원의 운영, 판로, 매출 등을 계획하며 운영할 결과 주원농원이 유기농 배를 도입한 이래로 최고의 배를 수확하는 기쁨을 얻었다. 또한 적극적인 SNS 활동과 언론 인터뷰를 통해 홍보력을 키울 수 있었고 이에 따라 매출도 상승하였다.
김후주 농부가 유기농배를 손에 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미래를 위해 전진하는 주원농원

주원농원 김후주 농부는 유기농 배 재배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길 원하고 있다. 그리고 유기농 배의 재배기술을 발전시키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아버지 김경석 농부는  농사 초보자들이라도 쉽게 유기농 배 재배를 할 수 있도록 책 발간을 준비하고 있다.
김후주 농부는 후계농으로 시작하는 단계에서 아직은 배우는 부분이 더 많은 시기이기 때문에 현재 자기 자신의 능력을 더 키우고 인맥도 늘려가며 유기농 배 재배를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할 계획이다.
올해 농사를 준비하는 주원농원의 모습
그리고 마지막으로 김후주 농부는 작년 농업부분 국정감사에서 후계농자금지원사업에 대해 참고인으로 참석하여 안타까운 점을 발표하였고 그 후에 의견이 정책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반영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훗날 유기농업인들이 사람들에게 좀 더 좋은 대우를 받는 일에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친환경투데이 김완철 기자 press@gflab.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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