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사과는 빨간색, 배는 황갈색을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색다른 품종이 보급되고 있어 앞으로 소비자의 눈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농촌진흥청(청장 정황근)은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노란색 사과와 녹색 배 품종을 개발해 보급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사과는 ‘황옥’, ‘그린볼’ 품종, 배는 ‘슈퍼골드’, ‘그린시스’ 품종이 있다.
사과 ‘황옥’은 9월 하순에 익는 품종으로, 당도(16.5°Bx)와 산도(0.61%)가 높아 맛과 식감이 좋고 저장성도 우수한 품종이다. 과실 무게는 229g 정도다.
노란색 품종이기에 붉은색을 내기 위한 잎 따기나 과일 돌리기 등과 같은 작업이 필요 없어 노동력이 훨씬 적게 든다. 성숙기에 기온이 높아 붉은색을 띠기 어려운 남부 지역에서도 재배가 무난하다.
2009년 개발해 지난해 봄부터 농가로 묘목을 보급하고 있으며 현재는 묘목 보급 초기로 경북 김천에서 대략 6ha 정도 집단 재배하고 있다. 국내의 한 제빵업체에서는 ‘황옥’ 품종으로 사과 주스를 만들어 판매해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사과 ‘그린볼’은 8월 하순에서 9월 상순에 익는 품종으로, 당도는 14°Bx이며 과실 무게는 327g 정도다. 여름이 끝나는 시기에 맛볼 수 있는 녹황색 사과로 단맛과 신맛이 조화된 품종이다.
‘그린볼’ 또한 ‘황옥’과 마찬가지로 노동력이 적게 들고 기온이 상대적으로 높은 남부 지역에서도 재배 가능한 품종이다.
수확기가 비슷한 붉은색 사과 ‘홍로’와 동일 상자에 포장해 판매한다면 시각적인 효과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개발해 경남 거창지역에서 집단 재배하고 있다.
배 껍질색은 황갈색이라는 고정관념을 탈피해 싱그러운 녹색 껍질을 가진 ‘슈퍼골드’는 과일 풍미가 우수하다. 달콤한 첫 맛을 시작으로 상큼한 여운까지 느낄 수 있다. 기존 배에서 경험했던 단조로운 맛에서 벗어난 새로운 맛의 품종이다.
9월 상‧중순부터 수확 가능하며 무게 570g 정도의 중형과로 높은 당도(13.6°Bx)와 산미가 조화돼 식미가 우수하고 저온에서 6개월 이상 유통할 수 있다.
2008년 개발했으며 전국적으로 묘목을 보급하고 있다.
배 ‘그린시스’는 9월 하순에 익는 460g 정도인 중소형 품종으로 당도(12.3°Bx)는 그리 높지 않지만 입안을 상쾌하게 만드는 특유의 청량감이 있어 독특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
특히 단일 병해로 농가에 가장 큰 피해를 주는 검은별무늬병에 강한 품종(감염률 3.3%, 대조품종 ‘신고’ 감염률 69.4%)으로 약제 및 노동력 절감으로 과수원 경영비 감소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2012년 개발해 전국적으로 묘목을 보급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개발한 품종들은 시범사업을 통해 주산지 시·군에 품종을 특화시키는 전략으로 보급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또한 앞으로 급식용 작은 사과 품종 보급에도 노력하고, 노동력 절감을 위한 열매솎기가 필요 없는 품종, 우수한 만생종 등을 개발하고자 한다.
배는 제수용 과일로서의 기존 이미지를 벗고, 생활 과일로서 자리매김 하고자 껍질째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작은 품종 등 소비자 요구에 맞는 다양한 품종을 지속적으로 육성해나가고자 한다.
농촌진흥청 허건량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사과‧배가 가지고 있는 기존 껍질 색이나 외형보다 맛과 품질로 소비자를 공략해 개발한 다양한 과실 품종을 빠른 시일 안에 확대 보급해나가겠다”라고 전했다.
- 친환경투데이 원정민 기자 wonlady@ef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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